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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1973~201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의 디자이너 시절 롤모델이기도 했던 국내 최고의 천재 디자이너 최은석

무엇이 그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웹디자인 전문업체인 뉴틸리티(www.n-utility.com/)의 최은석(28)씨는 국내 웹디자이너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몸값 나가는 웹디자이너이다. 사실 웹디자이너라는 호칭은 그를 표현하는데 부족할 수도 있다. 실제 그가 하는 일은 웹디자인말고도 사이트 기획과 디렉터 역할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일과의 3분의 1을 회의를 주재하면서 보낸다. 보통 낮에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관련미팅을 갖고 디자인 작업은 일과시간 이후인 저녁부터 새벽 2∼3시까지 하게된다. 자정에 퇴근해서 집에서도 디자인 작업을 해야할 정도로 그의 하루는 빡빡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군대를 제대한 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95년부터 웹디자이너로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인터넷은 걸음마 단계였기 때문에 웹디자이너라는 호칭이 생소했음은 물론이다. 웹에 대한 바탕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이쪽 일에 뛰어든 그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무보수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웹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매료되어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중소기업 홈페이지를 손대기 시작한 그는 당시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었다고 표현한다. 처음부터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은 접고 묵묵히 수련한다는 마음으로 트렌드를 익히면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현재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고 그는 전한다.

이후 97년에는 재경부와 청와대 등 정부 홈페이지 디자인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그는 이쪽 업계에서는 이름난 인물이었다. 그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가수 클론의 홈페이지를 구축하면서부터. 클론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의 입소문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그의 디자인은 희소가치를 갖게되었다. 이제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사이트는 60∼70개 정도로 삼성물산, 롯데, 다우인터넷, 디조 교육포털, 온스터디, 농협쇼핑몰, LG전자, 인텔, BC카드 등이 그가 제작에 참여한 대표적인 사이트이다.

>>현장경험이 베어있는 웹디자인은 다르다
그는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 이미 그의 존재를 일반인들에게 알려온 인물이다. 그의 개인 홈페이지(www.dhtml.db.nu/)인 오렌지서핑(Orange Surfing)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의 작품들을 간략하게 구경할 수 있으며 디자인이 우수한 사이트를 뽑아 간단한 주석을 달아놓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에 불과했지만 디자인이 뛰어난 사이트로 뽑혀 언론매체로부터 수상한 적도 있다고. 서점에서는 그의 책도 찾아볼 수 있는데, 드림위버를 주제로 한 책을 내놓아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로 고민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가 웹디자인 계에서 이만큼 성장하기까지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웹디자이너로 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무경험을 통해서 레퍼런스 경력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빠르게 변하는 디자인 업계의 생리상 학교교육만으로는 실력있는 디자이너는 꿈꿀 수도 없는 일. 더불어 웹디자인 과정을 개설한 일반학원의 경우 툴과 스킬 교육만을 중점적으로 강의하기 때문에 디자인 전문업체에서는 이런 과정을 밟은 인력을 반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실무경험을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팀워크를 배울 수 있는 경험의 장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웹디자인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 못지 않게 팀원간의 조율작업도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웹디자인이 빛나려면 디자인 기본기에 충실해야
웹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자질에는 어떤 게 필요할까? 테크닉이나 툴 사용보다 역시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중요하다. 현란한 테크닉과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이야 짧은 시간내에 익힐 수 있지만 감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인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웹사이트를 둘러보는 게 우선이라고 그는 충고한다.

하루에 5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서핑하면서 포토샵이나 기타 툴의 표현보다는 레이아웃, 색조,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활자체) 등을 눈여겨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바탕으로 실제 여러차례의 시안작업을 거치면 자연스레 본인의 색깔을 찾을 수 있게된다. "이상적인 디자이너는 50%의 디자인 기본기와 30%의 기획력, 20%의 프로그램 활용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이런 바탕이라면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웹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직업이든 본인이 그 안에서 흥미를 느껴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디자인 기본기라는 의미에는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을 내포한다. 어차피 웹이라는 환경에서 자신의 디자인이 공개되어 평가받겠지만 사이트가 로딩되기 직전 여러날의 밤샘 작업을 마친후 그의 완성품을 볼 때 가장 만족스럽다고 한다. 혼자서 느낄 수 있는 이런 기쁨이 손에 쥐어지는 금전적인 보상보다 그를 더 흥분시킨다고 하니 이런 게 일하는 맛이 아닐까?

>>한 우물을 '넓게' 파라 - 웹디자이너의 몸값올리기
국내의 굵직한 웹디자인 관련 업체에서는 대개 신입사원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편이다. 4∼5개 정도의 상업 사이트를 손수 디자인한 경력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라면 우선은 환영이다. 덧붙여 본인이 주도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의 능력이라면 부르는게 몸값이라고 한다. 이런 이력의 소유자라면 최소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챙긴다. 그 이상의 능력이라면?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

그렇다면 최은석씨의 경우는 어떨까? 그의 현재 연봉은 끝끝내 밝히지 않았지만 작년까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한달에 1,000만원 이상씩을 만져봤다고 하니 연봉으로 치면 1억 이상을 가져갔다는 얘기가 된다. 웹디자인 업계에서 억대 연봉은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순수하게 연봉만으로 억이상을 버는 사람은 드물고 연봉에 스톡옵션까지 포함해서 이런 연봉을 산정할 수 있다.

눈치챘겠지만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이런 사람들은 웹디자인만 갖고 승부하지 않는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획과 디렉터 역할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점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따라서 웹디자이너라면 디자인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자신의 성장성을 감안해 관리자역할까지도 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게 전망이 밝다. 클라우드나인(http://www.cloud9.co.kr)의 웹디자인팀 박태희실장은 다양한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입구를 넓게 파야할 것입니다."

>>웹디자이너의 매력과 힘든 점
비교적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될 경우 적게는 수 백페이지부터 많게는 수 천페이지까지 작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간은 최소 1개월부터 6개월 또는 그 이상까지. 사이트 로딩날짜를 못박아 놓고 작업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해진 기일 내에 맞춰서 공동작업을 마무리 짓는게 중요하다. 웹디자인은 정통 디자인에 비해서 미학적인 면을 강조하지 않는다. 디자인의 심미적인 면보다는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이 인터넷에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인 디자인 요소는 다분히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때문에 웹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웹디자이너가 뿌듯함을 느끼는 부분은 그들이 작업한 사이트가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될 때이다. 이는 인터넷만이 갖고있는 마력이라 하겠다.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갖는 어려운 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웹디자인은 디자인 계열이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정통 디자인에서는 일반적으로 웹디자인을 가볍게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최근에 생긴 직종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정통디자인을 바탕으로 다른 요소들이 추가되어 생겨난 업종이라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덧붙여 웹디자인 전문업체라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대로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조율작업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다. 서로 상충하는 부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웹디자이너가 빠질 수 있는 오류는 개발편의주의이다. 정해진 시간에 책정된 예산을 가지고 사이트를 로딩해야하기 때문에 대충 작업하고 기일을 맞추는 안이한 자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인데 최은석씨는 웹디자이너라면 이런 자세를 가장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적어도 웹디자이너라는 딱지를 달고 있는 프로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말못할 부분들이 웹디자이너가 풀어야할 숙제라면 웹디자인만이 갖는 매력도 물론 있다. 첫째는 인터넷이라는 든든한 매체를 기반으로한 강한 전파력이다. 과거에는 인쇄매체의 특성상 한정된 사람들만 접할 수 있었다면 웹디자인은 인터넷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시에 수백만명을 상대로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이 또 있을까? 디자인은 사이트의 얼굴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사이트 디자인의 우수성 여부에 따라 그 사이트를 평가한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있은 후에 콘텐츠를 보게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웹디자인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웹디자인은 효용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웹디자인은 정통 디자인에서 파생되어 다양한 기술들이 가미된 신종직업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신매체를 통해 무한히 표현되고 있기 때문에 신기술이 생겨나면 그에 적합한 디자인도 개발된다. 초기의 웹디자인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과 링크, 정적인 이미지로 채워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시간 전송에 의한 인터넷 방송이나 역동적인 플래시를 이용한 사이트에서처럼 기존 여러매체에서 행해지던 디자인 작업들이 웹이라는 틀안에서 하나로 통합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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